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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잊혀진시간을말하다3
인사 갈 경우이거나 혹은 이씨 집안 제사나 시제가 있을 때에는 연엽주를 마셔볼 기회가 있
었다. 지금처럼 일반인들이 본격적으로 연엽주를 구입하여 마시게 된 계기는 모 대통령이
우리 전통문화를 찾아 보급하고 계승하는 사업을 하던 때부터이다. 이득선 씨도 조상 대대
로전해오던연엽주를출품하였는데전통주에선정되어대중들에게알려지게되었다.
많은사람들이찾아와공장을만들어대량으로생산하여돈을벌자고도하였고,어떤이
는 연엽주 특허상품등록을 팔라고도 하였지만, 모두 웃으며 거절하였다. 조상 대대로 잔치
나제주로사용할요량으로빚던술을돈벌이로이용하기는싫다고말하며,지금도혼자서
기계가아닌손으로빚고있기에술빚는양이많지는않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도 연엽주를 사려면 참판댁으로 찾아가야 한다. 찾아간다고 모든 이
에게 판매를 하는 것도 아니다. 행실이 곱지 않거나, 술을 거나하게 먹고 찾아와서 술을 팔
라고 하면 절대로 안 판다. 사당을 모시고 있는 집안에서 돈을 받고 술을 파는 술집으로 보
이기싫고조상에대한예의가아니라고생각하기때문이다.
이득선 씨는 외암 연엽주 맛에 대해 큰 자부심과 자신감이 있다. 외암 연엽주의 맛은 시
금털털하고, 술이 아니라 약주다. 오장육부에 해가 없다. 이유인즉, 연잎을 써서 소화가 잘
되고시거나떫거나맛있거나상관없이꼭조상들이전해준방식대로만빚기에맛이일정할
수있다고말한다.입에만달고건강을해치는그런술들과는다르다.
더불어 말하길 술을 마실 때에는 닭이 모이 먹고 물을 마시듯 술도 그리 마셔라 하고 말
씀 하시는데, 연엽주야말로 신맛이 침샘을 자급하여 조금씩 마실 수밖에 없는 술인 것
같다.
이득선 씨의 부인 최황규는 25살에 예안 이씨 가문에 시집오면서 연엽주를 처음 만났다.
시어머님의 가르침으로 제수용 연엽주를 빚으면서 55년째 이 술을 담그고 있다. 우연히 시
작하게 된 일이 평생을 함께하니 연엽주를 빚는 일이 운명이라고 생각하면서, 지난 1990년
에는연엽주제조기능을인정받아충청남도무형문화재제11호로지정되었다.최씨에게연
엽주는 어떤 술이냐는 질문에 그는 주저 없이 “한 사람의 지극한 정성을 먹고 태어나는 술”
이라고 말한다. 최씨는 시어머니가 그랬듯이 이제는 큰 며느리한테 술을 빚는 법을 전수하
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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