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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합이 궐정에서 무례한 짓을 한 것은 앞서도 입조(入朝)한 야인으로 그러
한 짓을 한 자가 있었습니다. 오랑캐는 금수와 다름이 없어, 깊이 책망할 것
이 못되므로 버려 두고 논하지 않았습니다. 망합은 그 중에서도 사납고 거
만하여 무력으로 많은 무리를 거느린 자인데 마침 이신(李紳)의 말 중에 그
가 의심을 품어 변경의 우환이 될까 두렵다고 하므로 조정에서 의논하는 사
람을 보내어 추포(追捕)하였습니다. 지금 이미 잡아왔으나 처리할 좋은 방
책이 없을 것 같습니다. 망합의 궐정에서의 과실을 그 종족들이야 어찌 큰
죄라고 하겠습니까? 그들 마음에‘망합이 잡혀갔으니 반드시 중한 죄를 받
을 것이다. 이 사람이 별로 죄상이 없는데도 조정에서 이렇게까지 처리하니
우리들도 후일에 이렇게 될 것이다.’하면서, 반드시 의심하여 이반(離叛)하
려는 마음을 가질 것이요, 그 중 우두머리들이 더욱 의심하고 두려워할 것
입니다. 만일 주창하는 자가 있으면, 오랑캐의 심정은 난을 좋아하는지라
따르는 자가 많아서 크게 변경의 근심이 될 것입니다. 저들이 비록 망합이
죽지 않고 섬 중에서 살고 있다는 말을 들어도 의심을 품고 일을 일으킬 것
은 마찬가지입니다. 옛사람이 말하기를‘같은 배에서 풍파를 만나면 호(胡)
나 월(越)이 한 마음이다.’하였습니다. 비록 원래 망합과 틈이 있던 자라도
같은 배를 탄 형세에서 어찌 전날 마음을 생각하겠습니까? 신의 생각으로는
185)
망합의 부자를 의금부에 보내어 십수일을 가두어 두고 위관(委官)
을 보내
어엄한말로문초하며그의무례한죄를들어문책하고는나중에대국의포
용(包容)하는 마음으로 관대하게 용서하여 죄를 다스리지 않고 설유해서 놓
아 보인다면, 저도 혹 감회하여 뉘우치면서 전일의 귀화(歸化)했던 마음에
어긋나지 않을 것입니다. 이리의 야심을 어찌 끝까지 보장하겠습니까? 이
역시 부득이한 계책입니다. 그러나 머물러 두고 보내지 않아서 변방 근심이
되게 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겠습니다. 혹은 망합을 놓아보내고 그 아들
을머물러조정에두어질자(質子)로삼으려고합니다만이것은그렇지않습
니다. 무릇 볼모라는 것은 모두 화호(和好)로 인하여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지금 그 아비가 우리에게 잡혀 갇혔는데, 그 아들이 어찌 안심하고 조정에
있겠습니까? 혹시 도망이라도 가서 다시 말썽을 일으키면 끝내는 후일의 우
환이될것이니,이역시염려하지않을수없습니다.”
하였는데, 송일(宋?)·손중돈(孫仲暾)·김근사(金謹思)·방유령(方有零)·
185)위관:죄인을심문하는대신
152│묵향의본향에서조선4대명필자암김구를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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