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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김모씨 본인도 생전에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기를 원했지만 그의 아들, 딸
들 또한 지금도 아버지의 내력을 공개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김모씨의 자녀들은
지금 예산에 살지 않고 타지로 이주해 살고 있으며, 김모씨 형의 자녀들, 즉 조카들
중 일부가 살고 있는데 이들 또한 숙부의 신분이 밝혀지는 것을 싫어한다.
셋째, 그럼에도 김모씨의 각설이타령은 여타 채록이나 기록 사항을 모두 견주어도
비교가 안될 만큼 빼어난 노래라는 점이다. 조사자는 민중의 예술은 이름 없으면서도
천재적 기질을 가지고 예술인으로 노력하는 소수에 의해 발전하고 민중에게 널리 퍼
져 하나의 문화를 이루는 것으로 인식한다. 이런 점에서 슬픈 각설이타령, 긴 각설이
타령, 사설 각설이타령 등 예산과 공주에서만 채록되는 노래들을 부른 사람은 예산에
서는 김모씨밖에 없다.
각설이타령에 대한 지역별 인식의 차이
전북 무안군에서는 ‘전국 각설이 품바 큰잔치’라는 이름으로 축제를 개최한다. 이
축제는 각설이타령의 경연대회를 공개적으로 개최하여 상을 주기도 하며 이미 10년
동안 계속해 왔다. 또한 전국의 큰 축제들은 거의 모든 축제장에서 각설이타령이 연
행된다. 저급한 문화라 하여 기피하는데도 직업적으로 각설이타령을 노래하면서 물건
을 파는 장사꾼들이 억지로라도 공연을 하고 있으며, 관중들의 호응이 높은 민속임을
아는 일부 축제들은 출연료를 주고라도 우수한 각설이 공연자들을 유치하고 있다. 민
중들에게 인기를 잃어가는 민속 중에서 그나마 인기를 누리고 있는 민속으로의 가치
를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예산에서는 한결같이 각설이타령에 대하여 부정적이다. 무조건 ‘거지들의
노래’라 한다. 그러기에 다른 사람이 부르면 재미 삼아 들어 주지만 내 아버지나 어머
니, 형님, 동생이 부르는 것을 매우 기피한다.
각설이타령은 ‘거지들의 노래’가 아니라 ‘거지 인생’을 노래한 것
결론적으로 말해서 각설이타령은 걸인들의 노래가 아니다. 최소한 예산지역의 각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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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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