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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전하. 마음의 병을 앓고 있습니다.”
“어허, 그거 안 되는 일이지오. 이 몸이
도와 줄 방도는 없소?”
류성룡은 그렇지 않아도 오늘 같은 기회
를 기다려 왔으므로 곧장 아뢰었다.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소인은 몸만 한양
땅에 있을 뿐이지 마음은 줄곧 고향의 어머
니 곁에 가 있습니다. 어머니를 봉양하고 싶
은 마음은 간절하나 몸이 떨어져 있으니, 그
저 밤잠을 설칠 뿐입니다.”
임금은 류성룡의 효성에 눈시울을 적시며
지그시 눈을 감았습니다.
?서애 류성룡
선조는 얼마 동안을 생각하더니 이윽고
조용히 입을 열었습니다.
“상주는 그대의 고향과 가까운 곳이니, 그곳 목사로 부임하여 소원대로 어머니를
봉양하도록 하시오.”
류성룡이 벼슬길에 오른 후 지방 근무를 하게 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습니다.
그의 나이 39세 때의 일입니다.
조선시대에는 국가에 대한 충성뿐만 아니라 부모에 대한 효도가 그에 못지않게
중시되던 시대였습니다. 왕과 류성룡의 대화는 이러한 시대 의식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훗날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 류성룡이 몸으로 보여준, 그의 나라에 대한 헌신
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어머니를 봉양하듯이 나라를 위했으며 나라를 위하듯이
어머니를 받들어 모셨다. 결국 그의 자세를 통해 우리는 불효하는 충신이 있을 수
없으며, 반역하는 효자 볼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그 후 류성룡은 그의 나이 49세 때, 우의정이 되었으며, 이듬해인 1590년(선조
23)에 좌의정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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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향토문화(洪州鄕土文化) 제36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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