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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자 이야기
“완
완전
전 코
코메
메디
디야
야,, 코
코메
메디
디!!”
이 충 경
온양문화원 과장
지난겨울 방학 때의 일이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늦은 시간에 세안을 한 후 오랜만에 로션을 얼굴에 발랐다. 요즘 들어 봄이라 나른해서인
지 거칠어진 얼굴에 새싹을 공급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엄마, 뭐 발라?”
“응, 얼굴이 까칠해서 영양 좀 오랜만에 줘 볼까하고”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데 큰 아이가“나도 영양주고 싶다”고 일어선다. 그러더니 세면장에 들어가자마
자 얼굴에 물기가 채 마르지도 않은 모습으로 나타났다. 화장대에 올려놓았던 로션을 손바닥에 푹 짜더니 착착
양손으로 로션을 비벼서 얼굴에 갔다가 대는 것을 보았다.
아들이 로션을 얼굴에 바르는 사이에 나는 불을 끄고 텔레비전에서 흘러나오는 뉴스를 보고 있었다.
그 날도 역시 컴컴한 거실이어서 웃지 못 할 일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잠시 후 로션을 바르는가 싶더니“아~~
악”하는 괴성이 들렸다. 나는 순간에 무언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옆으로 드러누워 있던 나는 무의식중
에 괴성에 놀라 벌떡 일어났다. 큰 아이가 얼굴에 손을 댄 채 꼼짝을 하지 않았다.
“왜 그래?”나는 놀란 토끼 눈이 되어 물었다.
“아~아~~~~”
“왜에~?”
“형 코피 나나봐?”
옆에 있던 동생이 말했다.
“어~디이~”하면서 일어나 불을 켰다.
얼굴을 가리고 있던 손을 잡아서 떼어보니 왼쪽 코에서 코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덮고 있던 이불에도 코피가 묻어나고 얼굴이며, 손이며, 다리에도 어느새 붉은 색
무늬가 그려졌다. 코피를 흘리는 아이를 보고 근처에 있는 화장지를 잘라 건네주었다.
“왜 코피가 나냐?”
아무 말을 못하고 코를 틀어막던 아들이 한참 후에야
“엄마, 로션을 바르다가 손가락으로 콧구멍을 찔렀어!”
로션을 양손에 묻혀서 얼굴 위쪽에서부터 아래쪽으로는 잘 발랐는데, 아래 턱 방향에서 위로 열손가락을 펴고
올리다가 그만 새끼손가락이 왼쪽 콧구멍 속으로 힘차게 들어가 찔렀다는 것이었다.
“어머머머~~하하하하”
난 그 자리에서 쓰러져 배를 잡고 웃었다.
“야, 너 지금 코메디 하냐. 아이구 배야~~~”
너무 웃어서 배를 움켜쥐고 있는 내게
“엄만, 아들이 아파서 죽겠는데 웃음이 나와”하면서도 자신도 웃음이 나오는지 이내 큰소리를 내어 웃었다.
웃음을 참으려고 애를 써도 그 상황이 너무도 우스워서 참을 수가 없었다. 그날 밤 온 가족이 거실에 모여 코피
흘린 아들은 뒤로 한 채 우스운 광경에 한바탕 웃음보를 터트렸다. 화장지로 여러 번 코를 틀었다 막았다 하면
서 서너 시간이 지난 후에야 코피가 멎었다. 난 그 후로 로션을 바를 때면 아들의 코믹스런 모습이 떠올라 혼자
서 배시시 웃고 한다.
지난 정권당시 국회 상임위 도중 국회의원들의 모습을 보고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코메디야, 코메디. 호호
호”하면서 당당하게 말하고 웃던 모습이 스쳐지나갔다.
이날 저녁 강금실 전 장관처럼 온 가족에게 웃음을 선사한 큰 아들, 네가 바로 개그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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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타이딩
A-san of Tid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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