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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타령●●●
장타령은 물건을 사고 파는 장터의 이름과 특색을 노래하는
소리들이다. 그런데 어떤 영향인지 모르지만 언제부턴가 장타령과 걸인들의 노래인
각설이타령을 같은 노래로 취급하면서, 장타령을 걸인들의 노래로 천시하는 풍토가
생겼다. 장타령은 장사꾼들이 부르며 서로 어울리는 노래지, 걸인들의 노래가 아니다.
이러한 인식은 분명 잘못된 것으로 바로 잡아야 한다. 이러한 인식은 나이 많은 노인
창자가 무대에서 이 노래를 부른 경우 그 자녀들이 거부감을 표현하고, 자식들을 소
중히 여기는 부모들은 이 노래를 공개적으로 부르는 것을 기피하는 것이다. 더구나
조용하고 차분한 예산 사람들의 기질은 앞에서 말한 장타령이 걸인들의 노래라는 인
식으로 이 노래를 부르는 것을 꺼리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예산의 장타령은 다른 고장의 장타령과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다. 다른 고장의 장
타령들은 대부분 유명한 몇 개의 장에 대한 노래와 그 노래가 불린 고장의 인근 장에
한해서 노래하며 노랫말이 길지 않다. 그런데 예산에서 채록되고 즐겨 불린 장타령들
은 전국의 장을 두루 포함한다는 것이다. 그중에서 충청남도 각 유명한 장들은 물론
각 도, 각 읍의 유명한 장을 두루 노래의 대상으로 삼았다. 이는 예산에서 활동한 장
사꾼들의 영역이 넓었음을 의미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사람의 입과 입으로 전달되던
전통사회 정보 교류 현실을 감안한다면 이는 합당한 추론일 것이다.
장타령의 가락은 각설이타령과 같은 동살풀이 가락이 기본이며 빠르게 부른다. 예산
의 각설이타령 중에는 이른바 ‘슬픈 각설이타령’이 많고, 아주 느리게 부르는 각설이타
령이 있지만 장타령들은 모두 빠르게 부른다. 반면, 노래를 부르는 기법은 매우 다양하
다. 노래를 시작하기 전과 중간에 판소리의 아니리나 만담처럼 이야기를 섞기도 하고
목소리의 크기를 아주 크게 하다가 작은 소리로 변화를 주어 듣는 사람들의 흥을 돋운
다. 각설이타령처럼 입술을 터는 소리를 하지는 않지만 마치 호각을 부는 것처럼 “에라
라라라라”하는 소리를 깜짝 놀랄 만큼 높은 소리로 사람을 놀래기도 한다.
장타령은 점잖은 예산의 정서에서 드물게 생기 있는 소리다. 누가 불러도 흥겨워하
고 누가 들어도 친숙히 듣는 정서가 예산에서 주로 채록되는 긴 고사 축원소리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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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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