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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희 묘비문
[전면대자] 완당선생 경주김공 휘 정희 묘
정조가 왕위에 있으면서 문학을 높이고 선비를 숭상하니 백왕보다
뛰어났다. 이에 석학의 선비가 성대하게 일어나 앞뒤로 서로 바라보
였으니 박연암·홍연천·이아정·박정유·정다산·민기원이 가장 우뚝하였
는데 선생은 더 큰 것이 있었으니 여러 선현들의 뒤를 이어 넓고 크
게 개척해서 옛날에도 드문 통한 선비가 되었으니 아! 어찌 그렇게도
성대한가? 선생의 휘는 정희(正喜)이고 자는 원춘이며 호는 완당이고
또한 추사라고도 한다. 우리 경주김씨가 신라에서 시작해서 고려에는
재상을 지냈고 고려 끝에 휘 자수는 호 상촌으로 장원급제해서 벼슬
이 도관찰사에 이르고 조선조가 혁명함에 스스로 자결해서 큰 충절
을 세웠고 8대를 내려와서 휘 홍욱은 호 학주니 문장정사로 일컬었
다.
효종 때에 황해도관찰사로 상소해서 강빈(姜嬪)의 원한을 풀어주자
고 말하다가 임금의 뜻에 거슬려서 화를 만났다. 뒤에 양송문정(兩宋
文正)의 말로 인해서 그 벼슬을 회복하고 숙종조에는 上창해서 이조
판서를 증직하고 시호는 문정이었으니 선생의 7대조가 된다. 고조의
휘는 홍경이니 영의정으로 시호가 정헌이고 충후공정해서 옛날 대신
의 풍도가 있었다. 증조의 휘는 한신이고 영조의 따님 화순옹주에게
장가들어 월성위에 책봉되고 시호가 정효니 청신하고 아담하여 귀하
게 되어서도 선비에 떠나지 않았다. 정효공의 상사에 옹주가 미음도
끊은 채 하종하니 영조가 영연에 쓰기를 “정성이 얕아서 돌릴 수 없
으니 너의 따라간 정절을 아름답게 여기노라.” 하였고 정조가 특명으
제2장 고적(古蹟) 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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