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37페이지

14페이지 본문시작

또 최근 선풍적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막걸리는 엄격하게 말하면 탁주라고 해야 옳다. 즉, 막걸리는
고려시대 이후 청주가 발달하면서 청주를 만들고 남은 술지게미를 물로 희석해서 만든 대중적이고
서민적 술인데, 요즘 막걸리는 청주 부산물로 만드는 게 아니다. 쌀로 발효한 뒤 여과하지 않아 탁도가
진한 술이기 때문에 탁주라고 해야 옳지만, 통상적으로 막걸리라 불리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막걸리가
실제 가치보다 더 싼 술의 이미지를 갖는 원인이 아마도 여기서 기인하지 않나 생각해본다.
그 외 고려시대 이래 과실주나 혼성주도 발달했는데,
서양의 그것과는 다른 우리 환경에 맞는 독특한 형태로의
발전이 이루어졌다. 고온 다습한 몬순형 기후에 속하는
우리나라는 곡물 생산에는 유리하지만, 과실은 당도가
높지 않아 그 자체만으로는 제대로 된 발효가 이루어질 수가
없다. 따라서 부족한 당분을 쌀과 누룩으로 당화시켜 보완한
과실혼양주조법이 개발되었고, 쌀포도주, 쌀머루주 등과
같은 우리만의 전형적인 과실주가 발달하였다. 또한 서양의
(전통주 - 막걸리)
포트와인이나 셰리와인과 같은 혼성주도 우리 식의
독특한 제법인 과하주라는 이름으로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즉, 우리네 술은 이 땅의 기후와 풍토 그리고 문화에 맞게
세계 어디에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을 정도의 수준을
가지고 발달해오면서 나름대로 독특한 특색을 보유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전통주를 만들기 위한 누룩)
그럼 우리 전통주의 고유한 특징을 규정짓는 속성에는
무엇이 있을까? 전통주의 특성을 이야기할 때 가장 우선시되는 것이 누룩이다. 누룩의 다양성과 함께
우리 술의 특성이 형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룩은 쌀의 전분이 발효되기 쉽게 포도당
단위로 분해시켜 주는 당화 효소제의 역할과 포도당을 알코올로 발효시키는 발효제로서의 기능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데, 통밀을 가루 내어 성형한 다음 미생물이 자연스럽게 번식하면서 완성된다. 이때
주로 생전분 분해력이 강한 라이조푸스라는 곰팡이와 다양한 유산균이 번식하게 되고 이들의 특징이
우리술의 독특한 풍미를 결정하게 되는데, 상쾌한 신맛과 자연스러운 단맛 그리고 복잡하고 풍부한 맛이
바로 그것이다. 반면 같은 곡주 문화권인 일본 누룩은 코오지라고 하는 쌀누룩으로 쌀알을 쪄서 흩어
놓아 아스퍼질러스라는 곰팡이가 주로 번식하여 술에 신맛이 적고, 단순한 맛을 가지게 하는 특징이
있고, 과실주가 발달한 서양 양조에는 누룩이라는 것이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다.
14 |
2010_3

14페이지 본문끝



현재 포커스의 아래내용들은 동일한 컨텐츠를 가지고 페이지넘김 효과및 시각적 효과를 제공하는 페이지이므로 스크린리더 사용자는 여기까지만 낭독하시고 위의 페이지이동 링크를 사용하여 다음페이지로 이동하시기 바랍니다.
상단메뉴 바로가기 단축키안내 : 이전페이지는 좌측방향키, 다음페이지는 우측방향키, 첫페이지는 상단방향키, 마지막페이지는 하단방향키, 좌측확대축소는 insert키, 우측확대축소는 delete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