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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은사람도아녀,사람으로취급도안혀”(전예근) !
“큰 동세는 아들만 낳고, 나는 딸만 나. 그렁게 성님은 막 일도
안 시키고 애 데리고 놀다오라고 허고, 나는 막 집이서 일만 시키
고. 일 허고 나면 빨래, 그 많은걸 혼자 빨을래면.. 다 빨도록 울
고 와. 시암에서. 성은 좋은 방에 가서 애기 델고 놀다 오니라 하
고, 나는 딸 낳다고 집이서 일만 시키고. 보리밥 주래야! 지집애 낫
다고! 그 소리를 날 듣는디 허는디. 시어머가. 큰 동세는 밥해주잖
어. “지집애 낳응게 보리밥 줘!” 아! 아들을 나면 쌀밥해 준다고 쌀
을 뒀어, 한 말. 그랬는디 지집애 났응게 보리밥 주래야. 얼매나 울
었겄어. 나~~ 딸 싯 낳고 무~~진장 울었어. 세상에 니째 아들
을 뱄어. 니째 뱄는디 이번에 또 딸 나면 죽어번질라고! 못 살어!
못 살어! 신랑도 그렇게 구박허더라고. 똑같어! 식구가 다~! 사람
으로 취급들을 안혀. 나를. 그렇게 허고서는... 벼게가 흠뻑흠뻑 젖
도록 울었어.”
아들을 낳은 큰 동서는 집안일도 안 시켰다. 시어머니는 큰 동
서에게는 아들 낳느라고 고생했다며 기운 나는 음식을 해서 먹
였다. 하지만 딸만 낳은 그에게는 보리죽이나 줄 뿐이었다. 그
는 산후 삼일 째 되는 날부터 힘든 일을 하고 다녀서 몸이 안
아픈 곳이 없었다. 몸조리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호락질로 모를
심고 나니 죽을 것처럼 아팠다. 그는 “세상에 물이 단데 마다 아
퍼 갖고. 밤~새 잠을 못자고. 그렇게 사는디...” 너무 힘들어 죽
을 것 같았다. 저녁이 되면 그의 얼굴과 온몸이 터질 듯 부었다.
이 모든 고통을 끝내줄 방법은 그가 아들을 낳는 것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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