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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그날부터 그들은 논과 밭을 샀다 그리고 그들의 금실은 부러울 만치 좋았다 그러나 한
가지 그 여인은 자정이 가까워지면 몰래 어디론지 나갔다 오곤 하였다 몇 번 보았지만 총
각은 모른 척 했다 그러나 그 소문은 동네에 퍼지고 말았다 동네사람이 밤늦게 집에 돌아
오다가 산에서 내려오는 이 여인을 보았다는 것이다
하얀옷과 신발도 신지 않은 채 였다
허기진 듯 배를 움커재고 있었다 한다 소문은 그 여인이 여우가 둔갑한 사람이란 것을 총
각에게까지 들려왔다 총각은 아내에게 물었다 그랬더니 아내는 한번만 참아 주세요 한달
뒤엔 꼭 말씀드리겠어요 하는 것이었다 총각은 좀 두려움이 있었지만 더 이상 묻지 않았
다 동네에서는 총각과 아내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이 많았다 그때도 모내기에 바빳던
때였다 총각이 처음으로 자기 논에다 모를 심어보는 날이었다 동네 사람 몇을 사서 모를
심고 부인은 밥을 해 날랐다 밥을 이고 온 그녀의 치마 사이로 긴 여우의 꼬리가 보였다
둔갑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이다 모심던 동네 사람중의 한 사람이 들고 있던 괭이로 때
릴려고 하는데 그녀는 놀란 나머지 도망치고 말았다 그녀가 도망치는데 난데없는 맑은 하
늘에 천둥벼락이 치더니 여인은 간데없고 치마를 두른듯한 당모양의 큰 바위가 나타났다
치마를 두른 여인 모습의 바위라 하여 이를 치마바위라 한다 여우가 사람이 되고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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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동안 지성드리며 착한 일을 하고 사람을 해치지 않으면 완전한 삶이 된다는 신의 말을
실천에 옮기려 하였으나 사람의 극단적인 판단에 의해 여우의 꿈은 산산이 부서졌으니 애틋
한 마음금할 길 없다
황 새 바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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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방면 화룡링
한 사냥군이 살고 있었다 그는 사냥하기를 무척 좋아하여 언제라도 활을
메고 산으로 들로 나가는 성미였다 그에게는 그를 닮아 용맹하고 씩씩한 아들이 셋이 있었
는데 딸이 없었다 그래서 그 사냥군은 아내를 닮은 예쁜 딸을 갖기를 은근히 바랬다 그러
나 도무지 소식이 없자 속이 상한 나머지 활을 들고 산으로 올라갔다 그때 마침 소나무 위
에서 알을 낳고 있던 황새를 발견한 사냥군은 잡아도 아무 쓸모도 없는 황새를 활을 쏘아
죽여 버리고 말았다 그런일이 있은 후 사냥군의 아내는 꿈을 꾸었는데 한 마리의 하이얀
황새가 자기의 품속으로 안겨 들어오는 꿈을 꾸고는 태기가 있었다 오랜시간 고통을 겪고
낳은 아이는부모를 아무도 닮지 않은 예쁜 계집애였다 그 아이는 커 가면서 더욱 아름다워
져 동네에 소문이 자자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아름다운 눈에 살기가 어려 있었던 것을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그런 어느날 전날 밤까지도 정정했던 아버지가 밤 사이에 목에 무엇
인가 찍힌 자국이 있는채로 죽음을 당했다 아무로 이유를 모르는 채 장사를 지내야 했다
다음으로는 어머니가 같은 상철르 입고 세상을 더났다 용맹한 세 아들은 분명히 무슨 곡절
이 있을 것이라 짐작하고 이제 우리의 차례니 조심하자고 단단히 맘을 먹었다 그리고 특히
막내 여동생을 잘 지키리라고 다집했다 그런 결의를 굳힌 그날 밤 셋째 아이들이 죽고 말
았다 셋째의 시신 앞에서 통곡할 때 큰 아들은 막내 여동생의 살벌한 눈빛을 보았다 금방
이라도 달려들 것같은 그 눈빛에서 가슴이 섬뜻함을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계속 같은 식의
살인을 저지르고 잇는 위인이 자기의 여두
생이란 생각이 들어 산골 암자의 스님을
그 스님으로부터 오래 전 사냥군이었던 아버지가 알을 낳고 있던 황새를 활을 소아 잡은 일
이 있는데 그황새가 원한을 품어 사람으로 다시 태어 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동생의
목숨을 구하는 방법은 한가지 황새가 힘을 쓰지 못하는 겨울이 되기를 기다려 황새의 모습
으로 변하는 한 밤이 되면 스님이 주신 파란약병을 던지는 길 뿐이었다 그래서 눈이 내리
는 겨울밤 옛집을 찾아가 자기를 보고 반가와하는 여동생앞에 그 약병을 던졌다 그러자 그
병속에서 독수리의 모습을 한 괴물이 나타나서 황새의 모양으로 변한 여동생과 치열한 대결
을 벌였다 오랜시간이 흐른뒤에 살펴보니 그 황새도 독수리도 모두 죽어 있었다 크
들은 황새의 주검을 동산 양지 바른 쪽에 묻어주었는데 이상하게도 그곳에 왕새모양의 바위
가 생겼다하고 그 마을을 내려다보는 자태가 마을의 수호신 같아서 사람들은 그 바위를 황
"
새바위 라 불러오고 있다한다 사람에게 끼친해도 없는데 순식간에 죽음을 당해 원수를 갚
"
으려고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 그 황새의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에게 아무리 하찮은 동물일지
나 그것도 역시 신이 어떤 의미를 부여했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인데 필요없는 사냥을 함부
로 하여 생명을 해한다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 또한 그만큰 큰 것이니 자연을 보호하는 습
성을 길러 윤택한 삶을 누리자는 작은 교훈을 주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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