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275페이지

133페이지 본문시작

133
! “딸은사람도아녀,사람으로취급도안혀”(전예근) !
다. 난리가 나자 그 사람들은 먼저 고향에 내려왔고, 그들은 객
이 되어 돌아온 예근씨 가족을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동네사람들
은 서울에 있을 때 신세졌다면서 예근씨 가족에게 쌀, 된장, 잡
곡 등을 가져다주었다. 난리가 가라앉은 뒤 예근씨 아버지가 서
울에 가보니 식당이 폭격으로 무너져 내려 있었다. 살림집은 그
들이 피난 오기 전에 건물 벽 한쪽이 이미 무너진 상태였다. 그
의 아버지는 그나마 서울땅을 팔아서 중산리에서 논 네 마지기와
집을 샀다. 덕분에 그의 가족이 밥은 굶지 않고 살 수 있었다.
그는 서울에서 남편을 처음 만났다. 그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여러 번 보았지만 서로 말 한마디 건네지 않은 사이였
다. 작은 키에 선한 인상을 가진 그 남자는 예근씨의 부모님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아침과 저녁식사를 했다. 리어카를 끌고 나
가 장사를 하던 그는 심난한 얼굴로 식당문 밖에 서 있던 날이
많았다. 남자의 사정을 모르는 그로써는 장승처럼 서 있는 남자
를 보며 “저 니는 왜 저렇게 섰나.” 생각했다. 그 때 예근씨 나
이는 14세, 남자의 나이는 18세였다.
“그 시대에는 여자 남자 말만 해도 총각 처녀가 말만 해도 큰일
나는 줄 알았어. 얼마나 그랬는디. 지금이니게 연애도 허고.. 그때
는 총각하고 말 허면 큰일 나지. 아휴. 옛날에는 큰일나지”

133페이지 본문끝



현재 포커스의 아래내용들은 동일한 컨텐츠를 가지고 페이지넘김 효과및 시각적 효과를 제공하는 페이지이므로 스크린리더 사용자는 여기까지만 낭독하시고 위의 페이지이동 링크를 사용하여 다음페이지로 이동하시기 바랍니다.
상단메뉴 바로가기 단축키안내 : 이전페이지는 좌측방향키, 다음페이지는 우측방향키, 첫페이지는 상단방향키, 마지막페이지는 하단방향키, 좌측확대축소는 insert키, 우측확대축소는 delete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