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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란 느낌 그대로 쓰는 것
서 정 애
문인협회지부장
기고
어린시절 동시쓰기 만큼 괴로운 숙제가 없었다. 동시를 쓰는 원칙을 배우긴 했지만 폼을 잡
아가며 쓰는 일이 쉽지 않았다. 게다가 선생님들은 왜 그리 은율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를 했던
지... 비단 필자만의 경험은 아닐 것이다.
시란 그런 것이 아니라고 자기가 느낀 대로 힘 빼고 솔직하게 쓰는 것이라고 누가 말해주었
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어느 시인은 시는 거칠어지고 굳어지는 것을 부드럽게 순화하고 생활에 여유를 주어 정신에
든 병을 말끔히 치유해준다고 시가 지닌 미덕을 칭송한 바 있다. 감성이 팩팩해진 요즘 어린이
들이 동시를 읽어야 되기 때문인 것이다. 독일에 철학자는 쓰는 것은“남을 위해서이지 자기를
위해서 쓰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글이 읽히지 않고 공감대 형성이 허물어지면 글의 근
본가치를 잃는다. 읽히기 위해서는 거칠고 억센 군더더기도 아낌없이 떼어내고 속껍질까지도
말끔히 깎아내서 직접 맛과 향기를 향유할 수 있는 감명한 글을 써야 제값을 할 수 있다. 이에
장인 정신이 요구되고 집필에 온갖 정성을 기울이지 않으면 좋은 글을 피할 수 없다.
세상 이치는 둘이 아닌 하나이기 때문이다. 만물은 알맹이를 보호하라는 껍질이 있다. 껍질
이란 알맹이가 있을 때 필요하다. 알맹이 없는 껍질은 쓸데 없는 부스러기다. 또한 알맹이는
오직 바탕위에서 존재한다.
우리는 흔히 일등, 으뜸, 최고임을 나타날 때 주먹을 쥔 상태에서 엄지손가락을 펴보이곤 하
는데 이는 자기가 우두머리라는 뜻이 되기도 한다.
내가 존재하기 때문에 세상만사 모든 일이 의미를 지니는 것이 아닐까?
문학과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남의 문학 남의 인생이 아무리 위대하고 가치있다 손 치더라도
그것이 나의 것이 될 수는 없다. 세상이 시끄럽다 말도 많고 탈도 많다. 내 탓이요 하는 사람은
숨어버리고 고개 반짝 들고 나서는 사람은 모두 네 탓이라고 외쳐댄다. 잘못이 내 탓이요 하고
나서 스스로 바로 잡아가는 세상을 언제쯤 만들어질까. 유명한 대만의 화가 박근박 화가는 모
대학을 방문해서 기념으로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사람들이 숨어 죽이며 폭포를 어떻게 그리는가에 관심을 가지고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화가
는 화선지에 나무, 바위, 잡초 등을 그려나갈 뿐 폭포는 그리지
않았다. 그때서야 사람들 입에서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훌
륭한 그의 그림 솜씨를 깨닫게 되었다 한다.
먼저 폭포를 그리고 나중에 주변의 사물들을 그리는
것이 보통인데 주변의 것들을 그리고 나서 중요한 부
분은 저절로 그려지게 하는 방법을 우리에게 시사하
는 바가 자못 크다고 하겠다. 나의 것을 찾자 나의 것
이 비록 작고 누추하고 보잘 것 없다 치더라도 불평하
지 말고 작은 것부터 알뜰하게 챙겨서 쓰는 일에 좀더
충실해 지자.
13
아산타이딩
A-san of Tid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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