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275페이지

125페이지 본문시작

125
! “말허면뭣혀,밤낮울어서반평생을살어씨유”(주기예) !
모두가 가기 곁을 떠났고, 이젠 그도 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시방 하루하루 사는 것도 지겨워. 얼른 죽어야지. 이 달에 죽을
지. 세 달에 죽을지 알도 못혀.”라며 한탄 했다. 그는 젊은 시절
에 얼마나 고생을 했던지 여기 저기 안 아픈 곳이 없고, 지팡이
짚고 걸어 다니는 것조차 힘겹다고 한다. 깔끔한 성격의 그는 혼
자 힘으로 대소변도 못 가리는 상황이 될까봐 걱정이다. 그래서
걷기 힘들어도 매일 운동을 하고 있다. 그는 집에서 마을회관까
지 걸어내려 오고, 이어서 마을회관에서 버스 타는 곳까지 걸어
서 갔다 온다. 더 오래 살고 싶어서가 아니다. 그는 요양원이 아
닌 집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는 “아이고~ 오줌
똥 못 눴다가는 바로 여기 실어 간데야. 암만 부자래도 소용없다
고 혀.”라며 걱정을 드러냈다. 그는 노인들이 치매가 걸리거나
운신을 못하게 되면 자녀들이 요양원으로 모신다는 얘기를 풍문
으로 들어서 알고 있다. 그가 전통상례에서 행하는 꽃상여를 타
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가 살던 집에서 편안히 눈을 감
고 싶을 뿐이다.
주기예는 요즘 부쩍 친정어머니 생각이 난다. 친정어머니는
그가 태어나 처음으로 집다운 집에서 살게 해주신 분이다. 그
가 햇볕도 들지 않고 바람도 통하지 않는 열악한 환경의 집에서
살고 있을 때 친정어머니는 양지바른 본인의 집과 맞바꾸어 주

125페이지 본문끝



현재 포커스의 아래내용들은 동일한 컨텐츠를 가지고 페이지넘김 효과및 시각적 효과를 제공하는 페이지이므로 스크린리더 사용자는 여기까지만 낭독하시고 위의 페이지이동 링크를 사용하여 다음페이지로 이동하시기 바랍니다.
상단메뉴 바로가기 단축키안내 : 이전페이지는 좌측방향키, 다음페이지는 우측방향키, 첫페이지는 상단방향키, 마지막페이지는 하단방향키, 좌측확대축소는 insert키, 우측확대축소는 delete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