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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허면뭣혀,밤낮울어서반평생을살어씨유”(주기예) !
다니며 중학교에 보내달라고 울었다. 당시 상황에서 큰아들을
중학교에 보냈다가는 온 가족이 굶어죽을 지경이었다. 그는 결
국 큰아들의 상급학교 진학을 포기시켰다. 몇 년 후 이삿짐을
싸는데 큰아들 학교성적표가 나왔다. “방씰다 보닝께. 성적표
가 나와. 성적표를 보니께 ‘상(上)’이라고 해놨어. 큰아들이.” 그
렇게 공부 잘 하는 아들을 중학교에 못 보낸 것이 여간 속상한
것이 아니었다. “그런 놈으걸. 중학교 못가서 울어쌌는 놈으걸.
중학교를 갔다가는 굶어죽게 생겼는디. 못 살겠어서 안 보냈더
니” 그것이 두고두고 그에게 한이 될 줄 몰랐다. 그때 공부 잘
하는 아들을 중학교에 보냈으면 잘 됐을 것이라고 그는 생각한
다. 아들이 받아 놓은 누런 성적표에 써 있던 글자 ‘상’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국민학교를 졸업한 큰아들은 면사무소 소사로 취직했다. 소
사는 면사무소 안에서 잔심부름을 하는 사람이다. 당시에는 면
사무소에서 서류를 작성할 때 한문을 많이 썼다. 큰아들은 한
자를 많이 알고 있어서 직원이나 민원인들이 도움을 청하면 척
척 한자를 써주었다. 그래서 모두 소사인 큰아들을 잘 대해 주
었다. 그러던 어느 날 면사무소 전 직원이 ‘구경’을 가는데 소사
는 사무소를 지키라면서 남겨두고 갔다. 면사무소 직원들이 나
서서 소사도 함께 ‘구경’을 가야한다고 했으나 면장이 한 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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