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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암 선생 용연명
나의 친구 김두룡 광서가 일찍이 나에게 말하기를“종조 자암공이 중묘조 때 난파에서 숙직으로 글을
읽자 왕이 글소리를 듣고 소환을 데리고 친히 거동하여 종용한 배주로써 예우함이 우악하였다. 인하여
어안위에 있는 반룡연을 하사했는데 벼루의 크기가 거의 한자로써 오채가 영롱하고 무늬 놓은 비단같은
운무가 그림처럼 착락하니 참으로 세상에 드문 보물이다. 그 뒤에 북문의 화로 여러 명류의 박해가 미치
게 되자 공이 남해로 귀양 갈 때 이 벼루를 그 아우 영평공에게 주었으니 곧 나의 5대조이다. 이때부터
벼루가 내 집의 세전하는 물건이 되었더니 오랜 세월을 지나는 동안 잘 지키지 못하여 타인에게 넘어간
지라 내가 적이 슬퍼하여 그 값을 주고 찾아와서 이제 나의 소유가 되었으니 이것이 그 실적으로써 민
멸 시킬 수 없은즉 자네가 명을 지어주게”라고 하였다. 내가 광서의 말을 듣고 자연이 개용함을 깨닫지
못하였다. 자암공의 청명직절이 장세에 우뚝 높아 그 유풍과 여운이 사람으로 하여금 존경하는 마음을
일으킨지라 백대아래에 진실로 공의 향기와 혜택을 받은 것이 비록 끊어지고 부러진 간필이라도 오히
려 보배스럽거던 하물며 이 벼루야 말로 가빙의 기이한 보물로써 그 유래가 더욱 귀중한 것이랴. 문저의
홀이 왕이 준 물건이 아니로되 감당에 비유하였거늘 하물며 이 벼루는 오히려 어로의 천향을 지닌 것이
랴. 왕씨의 선조에 자암 같은 어진이가 없어도 오히려 청전을 귀하게 여겼거든 하물며 이 벼루는 일찍이
군자의 문방에 비치하였던 것이랴. 그 뒤에 또 광서 같은 자가 있어 학문을 심고 문장을 짜아 그 가성을
계승하여 벼루가 여러 번 풍상을 겪었다가 다시 광서한테 돌아왔은즉 그 전한 것이 오래되고 먼 것이니
어찌 홀과 청전에 비할손가 옛날 사마공의 필량이 또한 치평시대 가운데에 하사한 물건으로 남헌 장부
자가 명을 했으니 이 벼루가 주저한지가 오래였더니 광서가 청하기를 굳이 하므로 감히 사양을 못하고
명하노니 명에 이르기를, 단계의 정교함이요 문방의 보배로써 옛날 중종임금이 명신에게 하사하였네 명
신은 그 누구인가 자암김공으로 공이 옥당에 있을 때 군신의 잘 어울린 계분이 밝고 화하였네 공의 명
절은 가을 하늘의 해와 별같고 문장 또한 강물과 우뢰와 번개와 같았도다 벼루가 공의 소유된 것은 천
고의 기우로써 정과 덕이 합쳐서 한묵의 좋은 벗이 되었네 공이 남쪽으로 내치어 귀양 갈 때 아우에게
주어 열겹이나 싸서 보장하여 후인에게 전해 주었네 여러 대를 지나는 동안 위부의 감추운 술잔 같았더
니 어찌하여 하루아침에 평천의 화석같이 옮겨졌는가 다행이 현손이 있어 아주 잃어버린 것을 두려워하
며 관전에 의뢰하지 않고 빨리 옛날 물건을 되돌려 찾아왔네 내가 광서에게 이르노니 자네의 뜻이 진실
로 아름다우나 물건의 보배로운 것은 사람을 인하여야 이에 귀중한 것일세 자암이 있지 않으면 누가 이
벼루를 보배로 알으랴 벼루가 지금 자네에게 돌아왔으니 자네가 더욱 힘쓸 바일세 내가“광서”에게 이
벼루를 잘 보장하라고 축하노니 때로서 현양하여 크게 가성을 드러내어 밝히게 되면 전후로 빛이 나서
벼루도 또한 영광스러우리니 내가 자네 친구가 되어 이렇게 명을 지어주네.
가선대부이조참판 곡산 한덕후 근명(嘉善大夫吏曹參判 谷山 韓德厚 謹銘)
《광산김씨사 1권 346~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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