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213페이지

120페이지 본문시작

이씨는저녁무렵에홍성장에서산주꾸미를들고으미고개넘어집으로왔다. 주막에
도착하여주꾸미를닦으며마릿수를세어보았다.
“으응?숫자가안맞네?”
이씨는주꾸미를세고또세어보았다. 분명히열두마리를샀는데열세마리였다. 보부
상이주꾸미를잘못세고한마리를더준것이었다.
“이걸어쩌나?”
이씨는주꾸미한마리를돌려줄방법이없었다.이미날은저물어서30리가넘는홍성
장까지다시찾아갈수도없는노릇이었다.홍성장은이미파해서보부상이그자리에있
을리도없었다.
이씨는한참동안고민하다가주꾸미한마리를들고밖으로나왔다.사람들이넘나드는
고개아래버드나무에주꾸미한마리를걸어놓았다.
이튿날고개를넘나들던사람들이버드나무에걸린주꾸미를발견했다.
“으응?저게뭐야?”
버드나무아래까지바짝다가간사람들은주꾸미라는것을알았다.한참동안주꾸미를바라
보며고개만갸웃갸웃했다.무슨영문인지알수없으므로이런저런상상만하며지나갔다.
고개를넘나들던보부상들이주막집에들렀다가마침내사연을알게되었다.막걸리한
사발로목을축이면서자연스럽게주꾸미얘기가나왔다.
주막주인 이씨는 주꾸미 한 마리를 눈 딱 감고 먹어버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먼 길을
발품 팔며 돌아다니는 보부상에게 손해를 끼칠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당장 돌려줄 방법
도없으므로버드나무가지에걸어놓았던것이다.
이씨의 행동은 일종의 ‘양심선언’이었다. 양심을 속이며 먹어버리는 것보다는 정직한
것이낫다고판단한것이다.
이후 이씨의 소문은 보부상들에게 입소문으로 사방에 퍼져나갔다. 얼뻑산 으미고개를
넘나드는 보부상들은 이씨네 주막에 들러서 목을 축이고 갔다. 주꾸미 한 마리의 양심선
언으로주막은날로날로손님이모여들며번창했다.
이후고개이름은주꾸미고개가되었다.
1945년 ~ 1980년대의 길_119

120페이지 본문끝



현재 포커스의 아래내용들은 동일한 컨텐츠를 가지고 페이지넘김 효과및 시각적 효과를 제공하는 페이지이므로 스크린리더 사용자는 여기까지만 낭독하시고 위의 페이지이동 링크를 사용하여 다음페이지로 이동하시기 바랍니다.
상단메뉴 바로가기 단축키안내 : 이전페이지는 좌측방향키, 다음페이지는 우측방향키, 첫페이지는 상단방향키, 마지막페이지는 하단방향키, 좌측확대축소는 insert키, 우측확대축소는 delete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