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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있었다 아침상을 들여가면서 부인은 달려들 기세를 하고 있는뱀을 보고 너무 놀라 밥
상을 엎었다 그 소리에 방에 있던 남편이 밖으로 나와 이 광경을 보았다 남편은 아침부터
재수가 없다하여 뱀을 죽일 기세로 몽둥이를 찾았다 마침 헛간에 있는 삽을 보고 잘됐다
생각하여 그 삽으로 뱀의 머리를 잘라 죽였다 빨간 피를 흘리고 죽은 뱀이 너무 징그럽고
크기 때문에 집근처에 버릴 수가 없어 뒷산에 끌고가 산중턱에 묻었다 그런데 얼마후 같은
마을 여기저기에 뱀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처음엔 길가 여기저기에 나타나더니 며칠이 지난
다음에는 집 뜰에까지 들어왔다 마을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이렇게 많은 뱀들이 모여들까
걱정이 되고 무서워 공포에 빠졌다 또 이상한 것은 뱀을 죽인 집에서의 일이다 뱀을 죽일
때 사용한 삽이 닿는 곳의 풀이나 농작물들이 말라 죽었다 그리고 그 많은 뱀들이 스쳐 지
나간 곳의 풀들은 모두 죽고 뱀풀만이 자라게 되었다 어디를 가나 뱀 때문에 어쩔 수가 없
고 농작물이 모두 죽어 흉년이 들어 고생하게 되었다 그래서 마을에서 회의를 열어 뱀이
많이 나오는 원인을 추적하였다 그 큰 뱀을 묻은 산에서부터 많은 뱀들이 나오느 것을 알
고 그 속에 묻힌 뱀이 한을 품어 그런 것같다하여 뱀을 위해 젯르르지내 주었다 그 뒤로부
터 차츰 차츰 뱀의 숫자가 줄고 뱀풀도 없어졌다 그래서 그 뒤로 뱀과 뱀풀이 많았던 이곳
을 일컫어 뱀밭이라고 하였다 오늘의 백암
리가 백암리의 표기임은 말할 것도 없다
이곳을 지날 때마다 언뜻언뜻 생각이 나면 내 발앞에 뱀이 나타날 것 같아 아찔하곤 한다
모든 생명이 있는 것을 잔인하게 죽인다는 것은 옛날이자 지금이나 생각해야 할 일인 것 같
〔 〕
범 바
5
염치면 서원리 두무실 서쪽에 있는 바위에 얽힌 이야기다 옛날 옛날 어느 울창하고 깊숙
한 산속에 호랑이가 살고 있었다 이 호랑이는 어찌나 무섭고 포악한지 지나가는 길손이
짐승은 해치기를 예사로 삼아 주위의 모든 짐승들은 해가지면 즉시 돌아다니기를 멈추고 굴
속에서 숨을 죽이고 생활했고 으르렁 하는 호랑이의 울음소리가 들릴적 마다 가슴을 조이
"
"
며 벌벌 떨어야만 했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은 낮에도 산속에 들어가기를 꺼렸고 그들은 함
부로 나다니지 못하게 했다 그날도 호랑이는 마치 제 세상을 만난 것처럼 으르렁 거리며
새로운 희상자를 찾아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네 이놈
하는 청천벽력
과 같은 노
"
!"
기에 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깜짝놀란 호랑이가 뒤를 돌아보니 산신령님이 호랑이를 무섭게
쳐다보며 네 이놈
살생을 그리도 많이 하고 살아 남기를 바라느냐 당장 천벌을 받으렸
"
다 하고 단호하게 말했다 호랑이는 벌벌떨며 잘못했습니다 신령님 다시는 안 그러겠으니
"
"
한번만 용서해 주십시요 하고 머리를 조아렸다 산신령님은 이런 호랑이의 모습을 보고 잠
"
시 생각한 후 그럼 이번만은 용서해 주겠다 다시한번 인간을 헤쳤다가는 용서하지 않겠다
"
"
"
"
느 한 나그네가 강을 지나가는 것을 발견한 호랑이는 놓칠세라 그의 길을 막으며 입을 벌려
그를 삼켜 버렸다 이때 산신령님의호령이다
네 이놈 두 번 다시 않겠다더니 또 살생을
. "
했단 말이냐
순간 호랑이는 그 자리에서 바위로 변해 버렸다 모든 인간들이나 짐승들은
!"
모두 환호성을 울렸다 하지만 그 호랑이가 낳은 새끼들만은 그 범바위를 떠나지 않고 지켰
으며 후손들도 계속 살았다고 한다 비록 모든 짐승들로부터 욕설을 받은 호악한 호랑이었
지만 자신들을 낳아준 조상 호랑이였기에 바위나마 극진히 지키고 보살폈으리라 우리 인간
들의 생활속에서 요사이 부모님을 공경하고 효행하는 관습이
한번 범 새끼의 행동을 깊이 생각해 봄직도 하다
〔 〕
상 투 봉
6
옛날에 염치면 강청리라는 마을에 줏대없는 선비가 살고 있었다 그는 선비면서도 글은
안 읽고 매일 술만 먹고 하는 짓이 남의 집닭이나 잡아가지고 돌아다니며 남의 밭에 있는
곡식을 뽑고 그야말로 선비로서는 못할 짓을 하고 돌아 다녔다 이러다보니 과거 시험만 보
면 낙방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마을은 정말 이 못된 선비 한 사람 때문에 엉망이었
다 마을 사람들은 생각다 못해 그를 동네에서 쫓아 버리기로 결의했다
그와 상대를 하지 말자는 것이었다 그와 상대를 안하면 그가 저절로 다른 곳으로 갈 것이
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그와는 반대로 그는 더욱 나쁜 짓만 하고 다녔다 이번에는 닭
만 잡아가지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밤에 남의 돼지 우리에 가서 돼지를 몽둥이로 잡아 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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