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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허면뭣혀,밤낮울어서반평생을살어씨유”(주기예) !
로 못 먹으니 베 짜는 일이 힘이 부쳤다. 아무리 힘들어도 아버
지도 없이 자라는 불쌍한 어린 자식들을 위해 살아야 한다고 다
짐하면서 버텨냈다. 하지만 때로는 그를 두고 일찍 세상을 떠
난 남편이 원망스러웠다. 부부의 연을 맺고 몇 년 못 살았고 살
가운 애정표현도 못 해본 그였지만, 과부의 설움이 짙어질수록
남편에 대한 그리움도 한없이 커져만 갔다. 그럴 때마다 입에서
저절로 나오느니 경기민요 ‘노랫가락’이다.
가고 못 올 임이면 정이나 마저 가져를 가제
임은 가고 정만 남으니 밤은 깊어서 야삼경인데
사람의 심리로서야 병 아니 들 리가 만무로구다
이 노래의 1절 가사는 “충신은 만조정이요 효자 열녀는 가가
재라. 화형제 낙처자하니 붕우유신 하오리라. 우리도 성주 모
시고 태평성대를 누리리라.”이다. 아무리 가사가 긴 민요라 해
도 누구나 1절 가사를 가장 먼저 부르는 까닭에 ‘노랫가락’ 하면
“충신은 만조정이요”를 떠올린다. 하지만 그의 ‘노랫가락’은 다
르다. 남편이 충신이나 애국자가 아니어도 좋으니 남들처럼 살
아서 옆에 있기라도 좋겠다는 것이 그의 솔직한 심정이다.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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