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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충남,잊혀진시간을말하다4
친정어머니는 빈틈없는 분이셨다. 일제의 탄압도, 호주 없는 어려움도 여자 몸으로 굳건
히이겨냈고자녀들을교육하는일도소홀히하지않았다.
혹독했던일제의탄압
태평양전쟁기간일본은악에받친악귀같았다.쇠라는쇠는모두공출이라는이름으로
빼앗아갔다.쇠솥을공출당하여옹기솥을썼는데국을끓이다터지는일도많았고,수저마
저 빼앗겨 대나무로 수저를 깎아 써야 했다. 아침에는 밥을 지어 먹어도 저녁에는 죽을 쑤
어먹을것을강요했다.
마을에서부자로살았던그녀의집에서는공출을피하려고동구밖에독을묻고쌀을감
췄는데 친구의 아버지가 몰래 파서 먹다가 그것이 발각되어 마을에 살지 못하고 떠나는 일
도있었다.남들은친구아버지를도둑놈이라나무랐는데그녀는친구가이사가는것만서
운했다.
“나는 지금두 일본이 싫어. 동네에 소아마비를 앓아 몸이 불편한 사람이 있었는디, 공출
을 못냈다구 한겨울 어름판이다, 하의를 벗기구 꿇어 안혀 놓구는 낼 때 까지 못일어 나
게하던놈덜여.”
한국 전쟁도 심하게 겪었다. 초춘면에는 공산주의 계열로 독립 운동하던 사람들이 있었
는데그들때문에시끄러웠다는것이다.
어머니가일러준길
그녀는22세에25세인남편장용래와혼인하였다.결혼전날어머니는그녀를앉혀놓고
말했다.
“집안에서는 꼭 나야 할 소리가 3가지다. 첫째 애들 공부하는 소리가 나야하고, 둘째 베
짜는소리가끊어지면안되고,셋째어린아이울음소리가나야하는것이다.”
서른 살에 홀로되어 7남매를 키우면서도 큰살림을 잘 꾸려 냈고, 남자 어른이 없다보니
밤이면 동네 아낙들의 마실 집이 되었지만, 싫은 내색 하지 않고 무엇이든 밤참을 준비하던
친정어머니의인생은아버지의얼굴도기억하지못하는막내딸에게는금과옥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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