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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청양토박이들의생애사!
2. 14세 소녀, 야학당에 가다
그는 야학당에서 글을 배웠다. 그때가 14세였다. 2년 넘게 야
학당에 다녔다. 수업료는 무료였다. 불을 찾아 날아오르는 불
나비처럼 야학당에는 배움에 목마른 아이들로 가득 찼다. 사람
들은 야학당을 공회당이라고도 했다. 바쁜 농사철에는 어린 아
이들도 농삿일을 거들어야 했기 때문에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
공부했다. 두 칸짜리 한 옥이 전부인 야학당이지만 다양한 연령
층의 많은 학생들이 이 곳에서 공부했다. 선생님은 단 한 분이
었다. 이 마을 기와집 셋째아들로 서울에서 고등교육을 받은 사
람이라고 했다. 그 선생님은 학생들에세 국문을 가르쳐주셨다.
먼저 ‘ㄱ, ㄴ, ㄷ, ㄹ…’부터 배우고 ‘가, 갸, 거, 겨…’를 배웠
다. 그는 공부를 썩 잘 해서 선생님께 칭찬을 많이 받았다. 그
때 야학당에서 남편을 처음 만났다. 서로 이름과 얼굴만 알 뿐,
말 한 번 해 건네지 않은 사이였다.
“함께 야학 댕겼어. 이~ 야학 댕겼는디. 청년들 중에 번듯허
니 넓적스럼허니 인물이 좋았어. 나보담 허삼 낫더라고. 같이 댕
겼어도 너는 너고, 나는 나지. 시방은 인물이 좋으니게 말이 가기
도 허고 혔을 테지. 그때는 그런 것도 허면 큰일 나는 줄 알았어.
그렁게. 너는 너고, 나는 나지. 그려서 쳐다볼 때 함께 얘기도 못
혔지. 그런 거 하나 없어. 가르키는 거 듣고서만. 가고, 오고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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