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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내 향할 길을 알게 되었다. 그가 죽게 되자 그가 남겨놓은 글이 없어져 전하지 않을
것을 안타깝게 여겨 평소에 개인적으로 기록한 것을 모으니 시가 200여 수 되어 판각하
려고 하였다. 그러다가 상사(上舍) 홍유형(洪有炯)의 집에서 130수를 더 얻어 이재영(李
再榮)군에게 합하여 종류별로 편집하게 했더니 6권이 되었다.
옹의 시는 우리나라 여러 이름난 시인들을 뛰어넘으니, 어찌 나의 하찮은 글이 있어야만
오래 전하겠는가? 비록 그렇지만 남겨진 시를 주워모아 천년 뒤에 전하기를 바라는 것이
나의 마음이니, 부처님 머리를 더럽힌다는 꾸지람인들 어찌 피하겠는가. 위아래 수벽년에
걸쳐 여러 노대가를 평정(評定)하여 옹에게까지 이른 것은 분수에 넘쳐 이 시대 사람들을
놀라게 하리라는 것을 잘 알지만, 오래되면 논의는 정해질 것이다. 어찌 한사람의 지언
(知言)이 없으랴. 마침내 이 글을 써서 머리말로 삼는다. 옹의 성은 이(李)요, 이름은 달
(達)이며, 자는 익지(益之)이다. 쌍매당(雙梅堂) 이첨(李詹)의 서예손(庶裔孫)이니, 손곡(蓀
谷)은 그의 자호이다.
난력 무오년(1618) 3월에 양천(陽川) 허단보씨(許端甫氏)는 서(序)한다. (국역 손곡집, 허
경진 역)
7) 손곡 이달이 꿈꿨던 세상, 홍길동전(洪吉童傳)
아마도 우리나라 사람들로서 허균이 지은 홍길동전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만큼 홍길동전은 우리들 가슴속에 깊이 각인된 고소설이다.
손곡 이달과 허균과 홍길동전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
을 것 같다.
홍길동전 속에는 당시의 신분제도와 시대상을 비판하면서 새로운 세상의 건설에
대한 열망이 나타나 있다. 혹시 홍길동전 속에 드러나 있는 허균의 개혁적인 사상
이, 그의 스승 이달로부터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았을까.
사회개혁과 유토피아를 꿈꾸던 허균의 사상은, 스승인 이달에게서 전해졌음을 충
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달 자신의 천한 신분에 대한 한계와 자신이 꿈꾸
는 사회에 대한 동경이, 제자인 허균을 통해 홍길동전으로 태어났다는 추론이 가능
하다.
허균은 능력있는 주인공이 적서차별이라는 불합리한 사회제도로 인하여 겪는 불
행한 현실을 홍길동전이라는 소설로 형상화하였다. 백성들의 눈과 마음으로 백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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