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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허면뭣혀,밤낮울어서반평생을살어씨유”(주기예) !
산 속에 지은 움막이 전부였던 그의 부모님은 품 팔아서 자식들
을 먹여 살렸다. 부모님은 먼저 낳은 아들 삼 형제를 잃었던 터
라 다시 낳은 딸 셋을 지키기 위해 갖은 애를 썼다고 한다. 아
버지가 품을 팔아서 가족을 먹이려면 이레를 일해야 겨우 쌀 한
말을 팔았다. 품 파는 것도 여름 한 철이지, 겨울에는 그 일조
차 없어 온 가족이 굶는 것이 예사였다. 배고픈 유년시절을 겪
으면서도 그는 단 한 번도 부모님을 원망한 적이 없었다. 일제
강점기에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으니 “세상천지. 시국 잘 못 만
나서 그렇게 고상을 했어”라고 시대를 탓할 뿐이었다.
온 가족이 굶거나 멀건 죽을 먹으면서 빈궁하게 살았지만 부
모님은 자녀교육에 엄격하셨다. 그의 어머니는 얌전하고 말이
적은 분이셨다. 하루는 기예씨를 크게 나무라신 일이 있다. 어
린 그가 남의 집 심부름을 해주고 받은 음식을 가져다 드렸더
니 어머니께서 크게 화를 내셨다. “네가 달라고 해서 가져 왔
냐, 줘서 가져왔냐? 당체 어머니 갖다 준다고 달라골랑 허지 말
어.” 그렇게 당부를 하셨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빌어먹지는 말
라는 가르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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