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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밀어 넣었지만 끝내 죽게 하거나 그의 명성을 빼앗을 수는 없었다.
달은 용모가 아담하지 못하고 성품도 호탕하여 검속(檢束)하지 않았다. 더구나 시속의 예
법에 익숙하지도 못하여 이런 것들 때문에 시류에 거슬렸었다.
그는 고금의 이야기를 잘했으며, 산수가 아름다운 곳에 이르면 술을 즐겨 마셨다. 진나라
사람에 가깝도록 글씨도 잘 썼다. 그의 마음은 툭 트여 한계가 없었고 먹고사는 생업에는
종사하지 않아서 사람들 중에는 이 때문에 더 그를 좋아하는 이도 있었다.
평생동안 몸을 붙일 곳도 없어 사방으로 유리하며 걸식까지 했으니, 사람들이 대부분 천
하게 여겼다. 그렇지만 궁색한 액운으로 늙어갔음은, 말할 나위도 없이, 그가 시 짓는 일
에만 몰두했던 탓이었다. 그러나 그의 몸이야 곤궁했어도 불후의 명시를 남겼으니 한 때
의 부귀로 어떻게 그와 같은 명예를 바꿀 수 있으랴.
지은 글들이 거의 다 없어질 지경인데 내가 가려서 4권으로 만들어 전해지게 하였다.
외사씨(外史氏)는 논한다.
태사 주지번은 일찍이 달의 시를 보았다. 만랑무가(漫浪舞歌)라는 시를 읽고사는 격절차
상(擊節嗟賞)하면서,
“이 작품이 이태백의 시와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했으며, 석주 권필도 달의 반죽원(班竹怨)이라는 시를 보고서,
“청련(靑蓮의, 이백의 호) 시집 속에 넣어도 안목 갖춘 사람일망정 판별하기 쉽지 않으리라.”
했었다. 이 두 사람이 어찌 망언을 할 사람이겠는가. 슬프다. 달의 시야말로 진실로 기특
했었다.
이외에도 허균은 자신이 문과에 급제하기 이전에 지었던 시들을 모아서 『교산억
기시(蛟山臆記詩)』라는 문집을 만들었다. 이 문집 마지막 부분에 그의 스승 이달을
생각하여 지은 시가 실려 있다.(국역 성소부부고. 재단법인 민족문화추진회, ㈜민문
고 1989년)
손곡은 머리가 희어질 때까지 시만 읊었는데
백편이 모두 무르녹게 아름다워 유장경에 가까워졌네
요즘 사람들은 겉만 보고 비웃으며 손가락질하지만
만고에 흐르는 강물을 어찌 그치게 할 수 있으랴
蓀谷?詩到白頭 百篇?麗近隨州
今人肉眼雖嗤點 豈廢江河萬古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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