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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에서 느낀바 있어(洛中有感) 2
벼슬 높은 고관들 가는 곳마다 만나게 되고
수레는 물 흐르듯 말은 용 같네
장안 밭두렁에 부질없이 고개 돌리니
지척인 대궐문 아홉 겹이 가렸구나
好爵高官處處逢 車如流水馬如龍
長安陌上空回首 咫尺君門隔九重
용나루를 건너며(渡龍津)
가을 강물은 급하게 흘러 용나루로 내려가는데
나루의 아전은 배 멈추고 비웃다가 다시 꾸짖네
서울에 드나들며 무슨 일을 했길래
십년이 넘어가도록 벼슬 한자리 얻지 못했나
江水急下龍津 津吏停舟笑更嗔
京洛旅游成底事 十年來往布衣人
위 시들에 대한 허균의 평은 다음과 같다.
이달이 일찍이 ‘낙화(落花)’라는 시를 지었는데, 어의가 함축되어 있다고 했다.
또한 자신의 감회를 읊은 시라고 평하면서, 위 두 ‘한양에서 느낀 바 있어〔洛中有
感〕’ 두 수와 ‘용나루를 건너면서[渡龍津]’라는 시를 소개하고 있다. 이 시들을 소개
하면서 ‘그 뜻이 서글프니 참으로 불우한 사람의 시’라는 평을 남겼다.
허균의 평이 아니더라도, 위 시들을 읽어보면 참으로 이달이 한양 거리를 걸으
면서 느꼈을 심정을 미뤄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솟을대문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
선 거리를 지나면서 상대적인 박탈감은 더했을 것이다. 평생을 이리저리 떠돌아다
니는 자신의 초라한 현실과 대비되어 가슴속에 밀려오는 상실감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
더욱이 나룻배를 타고 강을 건너면서 낯익은 뱃사공의 비웃는 말까지 들어야 했다.
허구헌 날 한양나들이를 하면 뭐할 것인가? 변변한 벼슬자리 하나 차지하지 못하
는 이달을 향해 면박까지 주는 뱃사공의 한마디가 그를 더욱 초라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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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향토문화(洪州鄕土文化) 제36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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