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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는 말로 시경은 국풍(國風) 대아大雅) 소아(小雅) 송(頌)으로 이루어져 있다. 국풍은 민요를,
대아는임금이하늘의뜻을받들어백성을다스리는것을,소아는삶을살아가는데있어서필요
한철학과처세를,그리고송(頌)은제사지낼때부르는노래를뜻한다.따라서시(詩)는부드러
운 봄바람처럼 모든 것을 넉넉히 품을 수 있게 써야 한다는 뜻이다. 또한 이어지는 추수문장(秋
水文章)은선비의글을나타내는것으로문장은차가운가을물처럼티끌에물들지않게써야한
다는뜻이다.이춘풍추수대련은청(淸)의서가(書家)이자전각(篆刻)의대가였던등석여(鄧石如)
가쓴것으로추사가따라쓴것이다.등석여는비학파(碑學派)의선구자였기에비학파를따랐던
추사가등석여의글씨를따라쓴것은어쩌면당연한일일것이다.그러나아무튼여기서대련의
아름다운글씨나그높은뜻을이야기하려는것은아니다.용(容)자를보자.얼굴용(容)자다.얼핏
보아도마음씨좋은이웃집아저씨가껄껄거리며환하게웃고있는모습이다.기발하지않은가?
누구도생각지못한발상이다.또한누구도이렇게쓰지못했다.그저텍스트로서얼굴용자를쓸
뿐이지,추사처럼이렇게친근감있고아름다우며기발한발상으로글씨를써내리라고는생각도
못했다.추사의이런발상은곳곳에서드러난다.
추사의이런회화미를간직한글자는오늘날의내로라하는문자디자이너들조차도감히흉내내
기어려운경지라할수있다.이에대해서는차차알아보기로한다.
이런파격적인시도와성공을거둔추사가청(淸)시대를대표하는명필가로손꼽혀야한다는것
은어쩌면당연한일일는지도모른다.
추사는스스로일컫기를마천십연(磨穿十硏)독진천호(禿盡千毫)했다고한다.벼루열개를밑창
내고붓천자루를몽당붓으로만들었다는것이다.이말은추사가절친한벗이었던이재권돈인
(權敦仁)에게보낸간찰에서한말이다.
3)
‘내글씨는비록말할것도못되지만나는70평생에벼루열개를밑창내고붓천자루를몽당
붓으로만들었다네.’
마천십연독진천호(권돈인에게보낸간찰)
3)완당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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